큰 뜻 하나 세울 수 없다면, 그 뜻으로 나를 몰아갈 수 없다면, 남은 시절은 참으로 초라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으로 인생의 여백을 맞이할 것인가, 가슴 뛰는 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것은 대의에 입각한 공부, 지금까지의 삶을 모아보는 일이었습니다. 살면서 번창했던 가지를 다시 줄기로 모아 뿌리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소설 ‘남한산성’의 작가에게 한 인터뷰 기사가 떠오릅니다. 살기 위해서 길을 열자는 최명길과 죽음을 불사하고 싸우자는 김상헌의, 남한산성 시대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거냐는 질문에 작가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둘 다 대의입니다. 최명길도 김상헌도. 살자는 것과 죽자는 것도 둘다 대의에 놓여 있습니다. 이 놓여있음의 지점. '죽기 살기로'라는 말이 대의에 닿아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선택해야 할 당위성입니다. 명징하게 이 시절을 살아야겠습니다. 대의를 세우고, 정진하겠습니다. 그 외의 번다함은 그냥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것이 제가 ‘전통조경의 미적 범주 체계 정립을 위한 연구’를 하고자 하는 출사표입니다. 나를 재촉하는 의미로 다시한번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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