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로젝트/콘텐츠생산자

방렴직광과 할자사요

by 온숨 2023. 8. 9.

방이불할 方而不割

반듯해도 잘라내지 않는다. 할은 베어낸다는 말이다. 반듯한 사람은 뻣뻣하여 접근하기 어렵다. 괜히 가까이 다가서면 어딘가에 닿아서 벨 듯한 분위기이다. 그런 분위기이지만, 베지 않는 반듯함을 말한다.  내가 반듯하여 방정하다고 해서 남을 나처럼 되어야 한다고 끌고 가는 일은 아니다.

염이불자 廉而不刺

청렴하되 상처 입히지 않는다. 자신이 청렴하면서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는 겸손을 지녔다. 이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기본마음에서 비롯한다. 나의 이익을 추구할 때 청렴은 사라진다. 나의 이익은 곧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다. 청렴이라는 그만큼 마음이 깨끗하고 욕심도 없는 상태이다. 깨끗한 마음과 욕심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을 내려 놓아야 한다. 순간적으로 수시로 자주 포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셜천하는 사람이어야 가능하다. 이는 자신에게 공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남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만큼 남을 존중한다는 말이다. 남의 권리와 이익을 나의 권리와 이익보다 먼저 생각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자세는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가치이다. 이를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게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행태이다.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는 것은 곧 인간 관계의 신뢰를 끌어올린다. 남과 내가 함께 성장하는 좋은 방법의 지혜이다. 염이불귀는 그래서 예전부터 유교의 높은 정신적 가치를 대변한다. 인격 수양의 한 방편으로 활용하였다. 인격 수양을 바탕으로 사회의 평화로움과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가치이다. 청렴하되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겠다는 철두철미한 되돌아 봄을 반드시 요구한다.

 

직이불사 直而不肆

곧으면서도 방자하지 않다는 말이다. 자신의 올곧은 신념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도 남을 대함에 있어서는 배려와 존중의 태도로 접근한다. 신념과 원칙을 지닌 사람에게 많이 발견되는 것은 방자함이다. 내가 신념이 있고, 원칙을 지키면서 사니까, 거리낄 게 없다는 생각에 많은 부분에서 자신만만하다.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수시로 구사할 경우 상대방은 돌아선다.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강요하는 게 문제이다. 곧은 태도와 방식을 강요받는 대상은 불쾌하고 서로 불편하다. 직이불사는 그래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곧은 생활 방식과 태도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지만 내가 곧으니 타인도 같아야 하고,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불협화음을 낸다. 남에게 불편하지 않게끔 하는 곧은 사람의 자세야말로 직이불사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제멋대로 주장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광이불요 光而不燿

빛나도 번쩍거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만 있어도 빛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고 업적을 나열한다. 그러지 않아도 다들 훌륭함을 떠받드는 형국인데, 기어코 빛나는 모습을 잃고 만다. 겸손한 태도여도 충분한데 나선다. 이는 곧바로 질투와 시기를 부른다. '언젠가는 내가 잘나서 빛나는 너를 끄집어 내리거나 흠집을 내고 말거야'라는 속마음을 지니게 한다. 자랑질 하지 않으면서도 빛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여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진정한 발전을 저해한다. 광이불요는 밝고 환하지만 눈부시지 않은 상태에 놓임을 의미한다.

 

 

반듯하되 베지 말고 청렴하되 찌르지 마라
곧으나 방자하지 않고 빛나되 요란하지 않는다.

-도덕경 58장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