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주전자를 씻는다

온숨 2018. 6. 25.

물때를 벗기며 주전자를 살핀다

오랜만에 주전자에 눈길이 간다. 가끔 부유하듯 떠다니는 가벼운 영혼을 모른 체 했다. 오늘에서야 생각이 미친다. 여전히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떠올린다. 끓여서 녹인다. 부유 물질도 사라지고 석회처럼 굳어진 석고벽도 깨끗이 문드러져 매끈하다.

내 안의 석고 때를 떼낼 수만 있다면

알게 모르게 식구들에게 속을 주지 않았나보다. 자꾸 멀어지려 안달이다. 누군가는 전생 이야기를 한다지만, 전생이라는 게 있다면 정성스런 마음의 향방일게다. 임시방편으로 하루를 떼우듯 건너는 일을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삶이라면 뭔가 다른 기대를 지닌 게 아닐까. 찾지 못해 캄캄한 데, 환하다고 지레 짐작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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