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0 한국 정원 문화의 키워드 탐방(002) - 미음완보(微吟緩步) 한국 정원 문화의 핵심 가치인 미음완보微吟緩步 한국의 전통 정원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중시하며, 그 안에서 인간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한국 정원의 특징은 조선시대의 문인인 정극인의 '상춘곡'에서도 잘 나타난다. '상춘곡'에서는 자연 속에서 산책하며 시를 읊는 '미음완보(微吟緩步)'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정원의 경관을 감상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음완보(微吟緩步)는 나직이 읊고 천천히 걷는다는 뜻으로, 작은 소리로 시를 읊으며 천천히 걷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을 감상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미음완보(微吟緩步)는 한국 정원의 경관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 정원은 단순히.. 프로젝트/콘텐츠생산자 2024. 2. 14. 한국 정원 문화의 키워드 탐방(001) - 육령毓靈 한국 정원 문화의 영혼: 육령毓靈을 통한 풍광, 풍경, 경관 분석 1. 들어가는 말 한국 정원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간을 넘어, 육령毓靈이라는 개념을 통해 영혼을 육성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장소로 여겨져 왔다. 육령毓靈은 "영혼을 육성하다" 또는 "영기를 기르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어이며, 한국 정원 문화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다. 육령毓靈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춰 한국 정원의 풍광, 풍경, 경관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정원 문화의 독특한 특징을 알아본다. 2. 육령毓靈의 개념 및 의의 육령毓靈은 한국 정원 문화의 핵심 가치로서, 자연과의 조화, 내면의 성찰, 영혼의 육성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정원을 통해 인간의 정신적 성장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 프로젝트/콘텐츠생산자 2024. 2. 12. 원림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착 달라붙는다 - 함안 무진정 원림 함안 무진정 원림 – 원림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착 달라붙는다 탐승의 기쁨은 상상이 구체가 되어 감흥이 도도해질 때이다 함안은 처음이다. 최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말이산고분군’에 오르면 함안이 잘 보인다. 고분군이 분지를 이룬다. 말이산고분군에서 북쪽 남강을 향하면 함안의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지긋이 세상살이 속세의 곡진함을 내려볼 수 있다. 고분군 남쪽으로 함안 성산산성이 있는 ‘조남산’이 있고, 조남산에서 함안천쪽으로 ‘무진정원림(無盡亭苑林)’이 위치한다. ‘말이산고분군’의 중간 지점인 ‘함안박물관’에서 무진정 원림까지의 직선거리는 2.4㎞이다. 사실 ‘무기연당’ 답사에 ‘고려동 유적지’와 ‘말이산고분군’을 탐승지로 더하였을 뿐이다. 그 와중에 무진정 근처 국밥집을 들리자는 제안은 있.. 정원탐구/시경詩境-한국정원문화 2024. 1. 28. 청주 백석정의 답사 자료 지초가 자라는 낭성천에서 백석정을 만나다. 지초(芝草)는 지칫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자초(紫草)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과 들판의 양지 바른 풀밭에서 자라며, 예전에는 들에서도 흔했지만 요즘은 깊은 산 속이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귀해졌습니다. 굵은 보랏빛 뿌리가 땅속을 나사처럼 파고 들면서 자라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보랏빛이 더 짙으며, 잎과 줄기 전체에 흰빛의 거친 털이 빽빽하게 나 있고 잎은 잎자루가 없는 피침 꼴로 돌려나기로 납니다. 꽃은 5∼6월부터 7∼8월까지 흰빛으로 피고 씨앗은 꽃이 지고 난 뒤에 하얗게 달리며, 한방에서는 다양한 곳에 약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관절염이나 여성질환, 간장병, 동맥 경화 등에 주로 활용합니다. 위장 질환에도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기도 하며, .. 프로젝트/한국정원답사 2024. 1. 22. 서애 유성룡이 반한 운암의 풍광 파자형으로 흐르는 계류는 운암을 에워싼다. 보통 에워싸는 것은 무언가를 감싸려는 의도가 있다. 에워싼다와 감싸는 것은 그렇게 상호 보완적이다. 운암을 중심으로 계류가 에워싸듯 흐른다. 계류가 파자형의 곡을 그으며 흐르는것은 지형학적으로 고저의 물길 따라 그저 흐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물가에 놓인 높은 암벽의 의젓함이다. 나를 감싸라 한 적 없건만 그대들이 나를 사모하여 내 곁을 따라 빙 돌면서 흐르지 않는가! 굷고 가는 자갈이 이를 증명한다. 내가 부르지 않았건만 수두룩하게 다가와서 이렇듯 즐비하게 진을 편성하여 더디게 발걸음을 옮기도록 하지않는가. 조금이라도 운암의 풍광을 자세히 바라보라는 장치이다. 발걸을 뗄 때마다 발목이 좌우 가리지 않고 접힌다. 마치 발목 삘 때 꺾이는 정확한 각도를.. 정원탐구/시경詩境-한국정원문화 2024. 1. 18. 『한중명승도첩』에 소개된 동아시아 최고의 풍광 - 보령 영보정 배롱나무 꽃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영보정의 단아한 자태 바람이 분다. 성급하게 가을을 힐끗 본다. 최기운 화백과 영보정(永保亭)을 찾았다. 최 화백은 최근 보령(保寧)을 주제로 연작화를 그린다. 어느 날 카톡으로 안부차 날아온 그림은 한 번에 나를 사로잡았다. 보령의 영보정이었다. 영보정으로 생각의 향방이 갈렸다. 나팔꽃처럼 길게 늘어져 얽힌 답사 대상지의 선정이 죽비처럼 단호해졌다. 영보정은 그림으로 살며시 다가왔으나 당장 떠날 채비를 할 정도로 이끌렸다. 답사 일정은 기왕이면 최기운 화백과 동행하고자 한 주를 더 기다렸다. 그렇게 나서면서 그와 보령에 대하여 좀 더 가까워진다. 영보정은 오천항에 위치한다. 충청수영성의 영내에서 정박한 배들이 가장 잘 보이는 으뜸의 장소이다. 오천은 자라 오(鰲) 자와 .. 정원탐구/시경詩境-한국정원문화 2024. 1. 14. 단양 온달산성 평강과 온달 아티스트 이연주 앨범 달이 뜨는 강 OST 발매일 1970.01.01 고구려 최고의 생동 문장 어디를 다녀왔다고 호들갑 떠는 일 눈에 띄게 준다. 자연스럽게 공통의 관심사로 나아갈 방법도 없다. 그렇다고 잠행을 다니는 것도 아니다. 나는 발견하는 자이다. 물아일체와 신인동격 격물치지의 익숙한 미학적 접근 방법을 즐겨 찾는다. 단양 온달산성을 다녀왔다. 조선 후기의 버킷 리스트인 제천 청풍 단양 영춘을 포함한 사군산수의 하나이다. 지금은 단양군에 속한 영춘면이다. 그러고 보니 온달산성은 친근하다. 처음 왔어도 낯설지 않다. 삼국사기 열전의 온달전으로 선행 학습이 되었기 때문이리라. 마치 다 아는 듯한 기시감이 앞선다. 그래서일까? 산성을 등반하는 이는 참으로 드물다. 내가 그랬다. 국가유산조경/궁궐성곽 2024. 1. 10. 동복호 물결 일렁일 때 노 저어 송석정에 이르다. 송석정의 빼어난 풍광을 만난다. 내가 누정 답사를 다니면서 한국정원문화를 시의 경지로 들여다보는 ‘시경(詩境)’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후배가 있다. 어느 날 화순을 오시면 화순의 누정을 한 바퀴 안내하겠다 제안한다. 몇 번 다녀온 곳이긴 하나 훈훈한 온도를 감지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고’,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하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끌렸다. 날을 잡고 지정된 장소에서 만나 한 차에 탑승하여 일정 시간에 맞춰 몇 군데를 들렸다. 주로 ‘화순적벽’ 일대를 돌았다. 화순적벽은 2017년에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물염적벽, 창랑적벽, 보산적벽, 장항적벽(노루목적벽)을 모두 통칭하여 화순적벽이라 일컫는다. 아무 때나 수시로 들어가 볼 수 없는 곳이 보산적벽과 장항적벽인데, 이곳은 화순군의 .. 정원탐구/시경詩境-한국정원문화 2024. 1. 10. 한국 정원 기행 입문 : 한국 정원 문화를 개괄하다. 한국정원문화의 개념 한국정원문화는 현재도 꾸준히 사랑받고 전통적인 가치를 잃지 않고 이어진다. 한국정원문화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조성된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평화로운 안정감을 준다. 한국정원문화는 주로 한옥 주택과 함께 조성되어 왔으며, 돌담, 연못, 나무, 꽃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로 성립한다. 이러한 정원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창조적인 손길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공간이다. 한국인들에게는 문화적인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로 각인된다. 현재의 한국정원문화는 전통적인 정원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시키며 진화한다. 도시 내 공원이나 랜드마크, 리조트 등에서도 한국정원의 영감을 받은 조경이 구현된다. 또한, 한국정원의 기법과 철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전승하는 노력도 끊임.. 정원탐구/시경詩境-한국정원문화 2024. 1. 9. 방렴직광과 할자사요 방이불할 方而不割 반듯해도 잘라내지 않는다. 할은 베어낸다는 말이다. 반듯한 사람은 뻣뻣하여 접근하기 어렵다. 괜히 가까이 다가서면 어딘가에 닿아서 벨 듯한 분위기이다. 그런 분위기이지만, 베지 않는 반듯함을 말한다. 내가 반듯하여 방정하다고 해서 남을 나처럼 되어야 한다고 끌고 가는 일은 아니다. 염이불자 廉而不刺 청렴하되 상처 입히지 않는다. 자신이 청렴하면서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려는 겸손을 지녔다. 이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기본마음에서 비롯한다. 나의 이익을 추구할 때 청렴은 사라진다. 나의 이익은 곧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다. 청렴이라는 그만큼 마음이 깨끗하고 욕심도 없는 상태이다. 깨끗한 마음과 욕심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을 내려 놓아야 한다. 순간적으로 수시.. 프로젝트/콘텐츠생산자 2023. 8. 9. 비첩 심리와 의절한 공간의 밤새기 토론 원고 마감이라는 통과 의례에 기꺼이 든다 요즘은 일 마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예전에는 몰아치기가 장기여서 오히려 시작하려는 준비 시간이 길었다. 마음과 몸이 익어가는 시간이라고 여겼다. 아직 연필 깎는 중이라고도 했다. 노는 게 아니라 시작 전에 매 순간 그 일을 소환하고 동원한다. 그러면서 한순간 탄력 받아 긴 호흡 몰아쉬듯 어느새 마감의 통과 의례를 셈하고 있었다. 과거형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강의할 교재인 『시경(詩境)으로 본 한국정원문화(韓國庭苑文化)』를 세 달 가까이 원고와 교정을 마치고 편집본까지 마친 출판 직전의 상태이다. 그리고 다시 한 달 정도 매달린 전문 서적을 넘겼다. 집필 대표라 집필 동료의 원고까지 챙기며 이끌고 기다려주느라 일요일 마감과 송고를 어.. 정원탐구/시경詩境-한국정원문화 2023. 8. 1. 봉심정을 떠올린다. 요즘은 일 마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예전에는 몰아치기가 장기여서 시작하려는 준비 기간이 길었다. 연필깎기 중이라 했다. 노는 게 아니라 시작 전에 매순간 그 일을 굴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순간 탄력 받아 긴 호흡 몰아쉬듯 어느새 마감의 의례를 치루고 있었다. 과거형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강의할 교재인 [시경으로 본 한국정원문화]를 세 달 가까이 원고와 교정을 마치고 편집본까지 마친 출판 직전의 상태이다. 그리고 다시 한 달 여 매달린 전문서를 넘겼다. 집필 대표라 집필 동료의 원고까지 챙기고 이끌고 기다려주느라 일요일 마감과 송고를 어쨌든 완료한다. 일단락 진다. 피드백을 기다리는 시간의 안온함에 든다. 기어코 근사한 술 한 잔 한다. 자작은 자축의 외형이다. 형식이 있.. 국가유산조경/누정원림 2023. 7. 31. 이전 1 2 3 4 5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