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기억의 성

온숨 2020. 10. 26.

쪽잠을 떠 올렸다. 옛사람도 대충 그러했을테다. 성을 만들고 그 안에서 웃고 슬퍼하면서 동질의 시공간을 나누었으리라. 상상력으로 보았을 때, 함께 나눈 시간들이 공간을 이루었을게 분명하다. 나누는 이야기가 그렇다. 과거를 이루었기에 현재를 말한다. 그때 그밤에 가로등 불빛 아래 달려들던 모기는 또힌 어떤가. 하나같이 함께 누리던 기억들이다. 기억이라는 과거가 오늘 다시 말을 섞는다. 말이 기대며 숙주로 영생한다. 고향이 그렇고 지나간 가오가 그렇다. 가만 보면 가오라는 게 또한 근질대며 기억에 의존한다. 천년을 한번에 관통하는 게 비슷하다는 어찔함이다. 다를 게 없이 알 만 하다. 쪽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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