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0 하이퍼랩스 세월도 하이퍼랩스처럼 흘러갑니다. 태풍도 한나절이지요. 그 한나절과 하이퍼랩스 사이에 우리의 얽힘과 주고받음, 일상이 흐르지요.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9. 3. 의관을 정제하다 #茶緣茶事 차를 마신다. 의관을 정제하고 다가 앉아 호흡으로 의념意念한다. 차와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만난다. '의관을 정제하고'란 말이 내 입에서 언어로 나온 적은 거의 없다. 마음을 모을 때 끄집어 내는 주문 같은거다. 내 옷차림이 간편 실용이다. 의관정제 근처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의관을 정제하고...'는 막후의 실력자다. 나의 이 말은 선친에게서 훈습되었다. 추측컨대, 매 순간 민원인을 대하던 마음자리였으리라. 나 역시 수업 시작 종이 울리면 자동반사처럼 의관정제 의식으로 학생을 맞이하였다. 말을 하거나 의사 소통 역시 의관정제가 앞서야 한다. 한번만 더 매무새를 쓰다듬듯이 매만져주면 된다. 안에 옹이와 부패와 공동이 있더라도 잘 다듬고 말리면 최고의 목재인 고재로 귀해진다. 의관정제 없이 던..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8. 31. 힘의 의지 힘의 의지라고 했다. 욕망을 달리 말하니 버릴 수 없는 내재율로 된다. 결심이라고 했다. 굳건한 의지로 마음을 다잡고 오래도록 변치 않는 의미로 쓰였다. 욕망은 내리누르는 것이고 다스리는 것, 결심은 한번 정하면 끝까지 몰아 가는 것이다. 하나는 최근에 들뢰즈에 의하여 복각된 귀한 인연이고, 하나는 어려서부터 나의 단점이라고 혀를 차시던 어머님의 말씀이다. 입버릇처럼 하시던 나에 대한 귀한 금언이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의지에 나를 가두기 싫었다. 대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일에 나를 노출시켰다.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고 나를 아는 척 한다. 다시 미안하다. 나는 오래된 골동에 대한 안목도 즐거워하는 것을 왜 모를까. 친구도 오래된 친구가 남아있고 오래된 공병우 타자기에 여전히 꽂혀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8. 28. 다시 녹차를 우린다 #茶緣茶事 다시 녹차를 우린다. 걷는 일이 서툴러 연 이틀 장요근 쪽에서 놀란다. 두어 번 쪼그려 앉는다. 그때 물에 잠긴 낙우송이 들어왔다. 쪼그렸다 일어나면서 산책로로 찌르듯 뻗은 조팝나무 새가지 하나를 꺾었다. 딱 소리를 내면서 군더더기 없이 순순하다. 재택 근무하는 식구들, 이구동성으로 녹차가 좋다고 칭송한다. 좋은 녹차를 알맞은 온도로 적절하게 우리는 순순한 이치가 이 뻔뻔한 국면에 녹아들었으면 싶다. -이천이십년 팔월 스무하룻날, 月白끄적이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8. 21. 삼례문화예술촌 초방 한국전통건강놀이문화협회(가칭) 발기인 총회에 참석하려고 무궁화를 탔다. 조경이 전통건강놀이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전통놀이문화를 교육적, 신체적, 영육의 균형잡힌 문화 실천요소로 그 나라의 정체성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장소(마당)가 있어야 하는데 조경설계에서 공원.학교.아파트단지.도시재생지역 등에 장소를 제공해야 하는 필요성을 가르치고 실천하자는 취지이다. 조경 업역을 키우는 일이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8. 8. 온도만 달리 하여도 #茶緣茶事 결혼식 닷새 쯤 지나니까 홍차의 은은한 온도라 할 수 있는 90도 찻물에 우린 맛이 되살아 난다. 펄펄 뜨거울 때 알지 못했던 여러 감흥이 속속 모공을 건드리며 일어난다. 온도만 달리해도 내 안의 생각들이 가지를 치면서 진화한다. 그러니 새로울 게 없다 말하지 말고 흔하고 일상인 평이한 나날에서 또 다른 발견으로 다다르는 긍정의 시선을 견인한다. 시집을 보낸다는 것은, 여위는 게 아니라 우주의 모성으로 받들어 모시는 것이고, 딸래미에서 어머니로 환골탈태하는 통과의례를 고하는 것이다. 그러니 됐다. -이천이십년 칠월 초아흐렛날, 月白쓰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7. 9. 역사 한 줄 줍다 진수형님 내외가 다녀가셨다. 긴 시간 차담 나누고 정호도 만났다. 곰보네 맞은 편이라는 역사 한 줄을 획득한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7. 9. 차담을 나누다. 제자 문현구가 제자 중에서 처음으로 연구소를 방문하였다. 아니다. 그는 화분을 보내줬으니 실사 2회 째 방문이다. 다시 수원으로 자리한다고 했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7. 9. 쿠키와 방오 #茶緣茶事 발효차 우려 헌다한 이후 잠시 의자를 바싹 당겨 숨 고르듯 덕분에 차 한 잔 얻어 마신다. 규암에서 돌아온지 보름째 되는 날이다. 겨우 여행 후 여독을 푸는 정도의 기간 동안인데, 많은 것이 바뀌었다. 돌아앉은 자리를 되돌리는 일보다 지금부터 맞이하는 장면에 고봉의 방점을 찍는다. 넘칠 듯 하면 뚜껑을 열어 환기하고 온도를 낮추려 함이다. 주전자를 비우고 부시어 새로운 찻물로 새집증후군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어제 늦게 도착한 쿠키와 보낸이의 생각에 이르자, 젊은 날 그와 내가 활력 넘치게 농치듯 정서를 공유했던 때가 떠오른다. 세상 무서운 게 하나도 없었던 방오한 시절이었다. 그도 나도 이제는 그것을 알게 된 것일까. -이천이십년 유월스무엿샛날, 월백쓰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6. 26. 삼백차 #茶緣茶事 차를 바꾼다. 서랍 속에서 삼백차를 꺼냈다. 끓일 참이다. 들락대던 이뇨 왕성 그 친구를 보면서, 내가 특정 종류의 차에 내성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살아가면서 특별히 정해 놓고 지키는 일은 무통 감각으로 가는 방법이다. 그래서 수시로 차도 바꿔 돌아가면서 마시듯 생각도 바꾸고 돌려야 한다. 같은 것도 다르게 보다 보면 제자리에 와 있어도 처음처럼 낯설게 된다. #茶緣茶事 해시태그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www.instagram.com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6. 25. 봄 친구 찾다 오랜만에 차를 함께 마실 친구를 맞이한다. 차담을 나누는 동안 즐거움으로 내적인 충만감을 숨길 수가 없었다. 봄바람에 마스크도 없이 생강나무, 산수유가 벙글더니, 차우가 찾아든 게다. 좋은 마음은 영육을 환하게 한다. 차나눔이 그렇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6. 25. 벽아황을 우리다 가성비 좋은 황차, 벽아황을 우렸다. 줄기와 황편이 많이 섞인 차를 나는 좋아한다.국내에서 차 잘 만드는 무애산방 産이다. 제품이라는 말보다는 産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계속 발효가 진행 중이다. 나도 발효 중이다. 프로젝트/조경미학탐구 2020. 6. 25. 이전 1 ··· 12 13 14 15 16 17 다음